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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립스틱에 대한 사랑이 깊었던 엘리자베스 1세. 2 1800년대 편견과 맞서 새빨간 립스틱을 즐겨 바르던 배우 사라 베르나르. 3 립스틱을 최초로 상업화한 프랑스 겔랑 매장. 4 강렬한 레드 립으로 1950년대 할리우드를 뒤흔든 배우 마릴린 먼로. |
립스틱의 역사
입술에 무언가를 바르는 관습은 화장만큼이나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립스틱은 르네상스 시대와 함께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는데 15세기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1세는 죽을 때 바른 립스틱의 두께가 1㎝를 자랑할 정도로 립 메이크업에 대한 사랑이 깊었다. 프랑스 루이 15세의 정부인 마담 퐁파두르는 죽는 순간까지도 자신의 립스틱 단지를 가져다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한다. 1800년대 영국에서는 빅토리아 여왕의 시대를 맞으면서 입술 칠하기가 거리의 매춘부나 무대의 배우에게만 허락된 부도덕한 행위로 치부됐다. 이때 사람들은 화장이란 무례하고 거짓된 것이라는 철학을 가졌다. 1860년대에 접어들어 전 세계적으로 화장품 사용이 부흥하기 시작했고 파리의 화장품 브랜드 겔랑은 1880년대에 최초로 고체용 상용 립스틱을 내놓아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당시 립스틱 바르기는 여전히 비밀스럽게 유행했기 때문에 20세기에 들어서야 비로소 다른 이의 눈치를 보지 않고 사용할 수 있게 됐다. 1915년 미국의 발명가 모리스 레비(Maurice Levy)는 우리가 립스틱이라 부르는 총알 모양의 슬라이딩 메탈 튜브를 처음 만들었고 이때부터 대량생산이 가능해졌다. 덕분에 여성들은 그동안 확인되지 않는 레시피로 립스틱을 숨어 바르는 고생에서 벗어나 제품을 상점에서 구입하여 당당하게 쓸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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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우 립스틱> 젤리처럼 쫀쫀한 바셀린 성분 왁스를 함유해 입술에 확실히 밀착되고 오랫동안 지속되는 에스쁘아 노웨어 모이스트 허그 #5호 브리스크. 3.2g 2만원. <반짝이는 라커 립스틱> 투명한 젤 텍스처와 어우러지는 고밀도 피그먼트가 높은 발색력과 지속력을 자랑하는 메이크업포에버 아티스트 립 샷 #401 스투페파잉 레드. 2g 3만4천원대. <매트 립스틱> 리치 추출물과 아르간 오일이 함유돼 부드럽게 발리고 강렬하게 발색되는 맥 러브미 립스틱. 3g 3만1천원. |
립스틱의 성분과 형태
립스틱은 기원전 3500년경 바빌론의 도시 우르(Ur)에서 처음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많은 고대 문화권에서 언제나 쉽게 구할 수 있었던 불그스름한 염료인 헤나(Henna)를 애용했다. 이와 거의 동일한 시기에 이집트인들은 황토와 오일, 유지(油脂)를 사용했다. 이후 르네상스 시대가 되고 입술 화장의 유행이 시작되자 엘리자베스 1세는 윤기가 흐르는 입술을 위해 입술 화장을 마친 후에 달걀흰자를 덧발랐다고 한다. 18세기 중반에는 말린 암컷 연지벌레에서 채취한 적색 염료인 카민(Carmine)을 태운 석고 가루에 물들여서 립스틱을 만들었다. 이때 사용된 립스틱 용기는 주로 종이 튜브였다. 1915년이 되면서 작은 금속 용기에 든 립스틱이 처음으로 등장했지만 고정형 막대 형태였다. 당시 립스틱은 버터와 왁스를 혼합한 자몽으로 만들었다. 이후 쉽게 닳고 부러지는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간편하게 밀어 올릴 수 있는 제품과 두 가지 색이 들어 있는 제품 등이 개발됐고, 1950년대 이후 다양한 색상의 제품이 대거 등장하며 립스틱 전성시대가 열렸다. 오늘날에는 주로 왁스, 오일, 색조, 펄과 미용성분 등 4가지로 구분되는 원료가 합쳐져서 만들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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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SBS 드라마 <토마토>(1999)의 배우 김희선. 2 JTBC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2017)의 배우 김희선. 3 영화 <여자의 남자>(1993)의 배우 김혜수. 4 제39회 청룡영화상(2018) 시상식의 배우 김혜수. |
립스틱 그리고 여배우
립스틱은 바르는 방법과 컬러에 따라 그 느낌이 천차만별이다. 시즌마다 바뀌는 립스틱 트렌드는 대세를 주도하는 여배우들이 만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90년대부터 지금까지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배우 김희선을 보면 알 수 있다. SBS 드라마 <토마토>(1999)에서 김희선은 벨벳 브라운 컬러에 과장된 모양의 오버 립 메이크업을 하고 등장했다. 이에 매료된 당시 대중들은 김희선의 입술을 따라하는 데 열과 성을 다했다. 이러한 여배우의 립스틱 트렌드 주도는 현재도 다르지 않다. JTBC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2017)에서 김희선이 바르고 나온 매트 립 또한 시즌을 크게 주도했다. 입술이 여배우의 존재를 남다르게 만들어준다는 사실을 일찌감치 깨달은 사람은 19세기 프랑스 여배우 사라 베르나르(Sarah Bernhardt)다. 그녀가 활동하던 시기는 빅토리아 여왕에 의해 립스틱이 탄압받던 시기였다. 그녀는 굴하지 않고 무대가 아닌 공공장소에서도 과감하게 빨간 립스틱을 바른 채 돌아다녔으며, 당시 대중 여성들에게 큰 충격을 줘 립스틱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유행을 주도한 구축점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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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에스쁘아 립스틱 광고컷. 6 시즌 트렌드인 블랙체리 립. 7 강렬한 블러 립을 보여주는 메이블린 뉴욕 모델 김도연. 8 지방시 뷰티 모델 강다니엘의 컬러 립. |
립스틱 트렌드
립스틱의 유행은 작년까지만 해도 매트와 글로시 등 제형으로 나누는 것이 대세였지만, 최근에는 두 가지 기능을 한 번에 넣은 제품이 트렌드다. 하이브리드 제품이면서 발색력과 지속력이 높은 아이템들이 많이 출시되고 있는데, 매트 립이지만 오일 성분을 넣어 입술의 케어 기능까지 더했거나 글로시하게 발리면서 마무리는 매트하게 완성되는 세미-매트 제품들도 많이 보인다. 바르는 방식에 대한 변화도 눈여겨볼 만하다. 완벽한 각을 잡은 풀 립보다는 입술 외각을 자연스럽게 스머징해 생기 넘치는 모습을 연출하는 ‘블러 립’이 다시 유행이다. 블러 립이라고 해서 발색력이 약할 것이라는 것은 착각. 붉은 베리류 과일이 떠오르는 다채로운 레드 컬러가 많이 출시되고 있는 만큼 체리색 레드가 섞여 있는 컬러로 생기 있는 블러 립을 만드는 것이 대세다. 메이크업포에버 교육팀 김현경 과장은 “생기 넘치는 블러 립을 연출하기 위해서는 볼륨이 있는 둥근 브러시를 이용해 부드럽게 그러데이션해주면서 바르는 것이 팁이에요. 바르기 전에는 꼭 컨실러로 입술 주변을 정리해주세요”라고 말한다. 그 외에도 밀레니엄 세대는 립스틱을 바른 후에 입술 위에 글리터를 올려 개성을 드러내거나 오일 성분이 들어가 꾸덕한 플럼퍼나 밤 형태 등으로 입술을 부각하는 메이크업을 선택했다. 또 여성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던 립스틱의 사용 범위가 젠더리스 트렌드를 발판으로 넓어지면서 남성들 역시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제품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http://woman.chosun.com/client/news/viw.asp?cate=C02&mcate=m1002&nNewsNumb=20191162313
-출처.다음-